강원 원주 | 혐오 넘어 평등과 민주주의 광장을 위한 분투기 #세상을바꾸는네트워크

비상계엄 직후 강원도 원주의 각 단위 활동가들 주도로 원주지역 시민사회 공동투쟁 온라인 소통방이 만들어졌다. 이튿날 아침 8시반, ‘계엄철폐 윤석열 퇴진’ 집회를 열었다. 지역단체들과 분노한 시민 100여 명이 모였다. 당일 원주지역 비상시국회의를 통해 ‘윤석열 정권퇴진 원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결성됐고, 탄핵안 가결까지 매일 저녁 집회가 열렸다. 적은 날은 100여 명, 많은 날은 500여 명이 모였다. 응원봉을 든 10대부터 30대 초반의 여성들이 줄지어 발언했고, 어묵과 핫팩, 커피를 나누며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다. 그렇게 원주의 광장이 만들어졌다.
매일 이어졌던 집회는 14일 이후 수요일 선전전, 토요일 서울 상경, 일요일 집회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집회 실무 인원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일정과 주기를 변경한 것이다. 탄핵안 가결 이후 집회에 오는 시민들은 점차 줄고 있지만, 그래도 광장은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운동본부는 사안의 급박함만으로 구성됐기에 합의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일부 발언자의 ‘총살하라’와 같은 혐오발언, 구성단체 중 한 단체 대표의 성희롱 사건에 대한 우려가 발생했고, 이런 상황에서 실무자들은 안전하고 평등한 문화와 차별과 혐오가 없는 광장을 만들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집회를 조직했다.
1월 초, 연대체 구성단위 중 한 곳에서 국민의힘 장례식 집회를 열고 가수 백자를 초대하자는 기획안을 제출했다. 한데 운동본부 내부에서 여성혐오 발언에 반성이 없는 공연자를 반대하는 의견이 나왔고, 치열한 논의 끝에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 그러나 최초 백자 섭외를 주장했던 단위는 회의결정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백자가 공연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태는 지역사회운동의 취약성을 극적으로 보여줬다.
윤석열 퇴진은 시급한 사안이지만 파면 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권위주의, 가부장제, 착취와 수탈, 기후 파괴로 점철돼 있다면 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광장은 다음 세상까지 함께 그릴 수 있도록 확장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평등과 민주주의는 더 견고해져야 한다.
원주 지역사회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나의 큰 광장에서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꿈꿨던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모으며, 크고 작은 광장들을 지역사회 내에서 재구성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혐오와 차별이 없는 지역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원주에서 자꾸 모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노동과 정치를 공부하고, 켄로치 영화를 함께 보고, 페미니즘 책을 읽고, 케이블카에 반대해 치악산을 지키는 친구들이 모이는 등 지역의 생동하는 삶을 꿈꾼다. ▲
유네 | 플랫폼C 강원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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