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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야5당의 원탁회의 결성 … 우리의 광장을 대변할 수 있는가 | 세상을바꾸는네트워크

어느덧 봄이다. 윤석열이 탄핵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그러나 현 상황은 3개월 남짓 드라마틱하게 지속된 ‘윤석열 퇴진 투쟁’의 엔딩이 아니다. 앞으로 이어질 더 큰 싸움의 서막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극우는 8년 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근혜 지키기’에 나서던 때와 다르다. 이들은 지역마다 촘촘한 조직망을 만들었고, 온라인상의 남초 커뮤니티들과 연결됐으며, 파워 유튜버들도 즐비하다.
최근 이들은 대학가마다 돌아다니며 난동을 일삼고 있고, 벌써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다면 재판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로를 “코인팔이”와 “프락치”라 비난하며 갈라섰던 극우세력은 2월 2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3.1절 공동 집회를 열기로 했다. 따라서 헌재에 의해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극우세력은 불복을 선동하며 아스팔트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우려된다.

극우세력 성장의 밑거름

극우화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종주의적 극우화 경향이 또렷하고, WHO와 파리기후협약 등 국제 사회의 규범들을 와해시키고 있다. 러시아나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조차 극우화와 배외주의는 거대한 파도다. 그러니 한국에서 극우세력이 득세하는 것도 그리 놀라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이를 ‘시대적 도전’으로 인식하고 긴 전망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여러 연구자들은 높은 실업률과 경제 불안정, 빈부격차 확대 등을 극우화의 근본 원인으로 꼽는다. 복합위기의 시대에 기존 체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때, 좌파 정치가 맥을 못추는 사이 극우세력이 급부상하게 됐다는 것이다. 즉, 이들 극우세력은 평범한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를 먹고 자란다. 그러니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극우가 성장할 토대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최근 원내 야당들의 행보는 우려스럽다. 지난 설 연휴 전후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노동시간 유연화나 상속세 완화 등 해묵은 신자유주의적 대안을 제시하더니, “민주당은 원래 중도보수”라고 뒤늦게 고백했다. 선거공학적으로는 영리한 선택임이 분명하지만, 당선 이후의 방향성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불행히도 그의 해법은 불평등이나 양극화를 축소하기는커녕 더 악화시킬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터와 삶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공공성을 확대하고 민생을 지키는 것이지만, 상속세를 완화하거나 불안정 노동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정책은 이전 정권들과 다르지 않다.

광장은 ‘사회대개혁’을 요구한다

이번 겨울 남태령 투쟁은 이번 광장의 성격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보여줬고, 이후 광장의 성격을 정확히 했다. 그것은 신자유주의 체제가 망가뜨린 평범한 민중들의 연대였다. 소수자들을 향한 혐오와 차별을 규탄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고, 하청노동자들의 권리와 정리해고제의 철폐를 위해 연대했다. 이른 아침 지하철역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함께 소리쳤고, 사학재단 비리와 비민주적 운영에 맞선 동덕여대 학생들의 외침에 함께 했다. 다시 말해 광장은 ‘평등으로’ 향하는 열차였고, 우리의 ‘사회대개혁’ 요구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2월 19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원내 5개 야당은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를 결성했다. 그리고 이날 공동선언문에서 “기후위기, 경제·안보 위기, 불평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과제를 도출하고,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동 실천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불행히도 야5당의 선언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날 지도 모르겠다. “중도보수” 민주당은 친기업적이고 반노동자적인 행보를 잇고 있고, 이에 대해 다른 야당들은 아무 말이 없다. 설상가상 엊그제 야5당 중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포함된 법제사법위원회는 국민의힘과 함께 해상풍력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본회의에서도 별 다른 이견없이 관철시켰다. 이 법안은 해상풍력의 해외자본 잠식과 민영화, 30여 개 인허가 절차 간소화로 인해 오히려 생태를 파괴할 위험을 안고 있어 공공성과 환경성을 위협할 여지가 다분하다. 선언문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야5당은 광장을 대변하고 있나

3월 1일 오늘,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최하는 광화문 집회 이전에는 야5당이 공동 주최하는 사전집회가 열린다. 원내 야5당은 광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묻고 싶다. 진심으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한국 사회, 불평등이 만연한 나머지 극우세력의 자양분이 된 한국 사회를 개혁하고 싶다면, 오직 광장의 목소리를 기준으로 우리 내부를 비판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또 다른 대안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년 후 더 큰 폭풍이 불어닥칠 수밖에 없고, 그땐 지금의 야당들이 심판받을 수밖에 없다. 광장의 시민들이 만든 기회를 헛되이 망가뜨려선 안 된다. ▲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 기후정의동맹 등 사회운동 연대체와 그에 소속된 다양한 단체 및 개인,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진보정당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와 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새로운노동자정치 추진모임, 평등의길 등 노동운동단체들이 함께 하는 네트워크입니다. 『평등으로』는 ‘네트워크’가 만들고 전국 각지에 배포하는 주간 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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